'스파게티'도 끓는 물만 있으면 5분만에 뚝딱...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로 면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
'스파게티'도 끓는 물만 있으면 5분만에 뚝딱...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로 면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8.07.10 0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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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면을 적당히 삶고 토마토, 해산물, 때론 동글동글한 마늘을 각종 양념과 함께 지지고 볶아 만든 독특한 소스를 끼얹어 비벼 먹는, 다소 번거롭고 복잡한 조리과정을 거쳐 풍부한 맛의 조화를 이뤄내는 이탈리안 음식 스파게티.

정통 이탈리란 레스토랑을 찾든지 아니면, 시중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 재료들을 사다가 집에서 가열 또는 기름에 볶는 등의 간단한 조리로 만들어 먹던 그 스파게티마저 이제는 뜨거운 물만 있으면 5분 만에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라면제조업체 농심이 ‘스파게티 토마토’로 그 포문을 열었다. 요즘 급부상 중인 간편식 트렌드에 부응한 인스턴트 컵 스파게티 제품이다. 외양이나 조리방법은 일반 용기면과 다를 바 없다. 다만 면의 식감과 맛이 다를 뿐이다.

농심 제품마케팅실장 김종준 상무는 9일 라그릴리안 광화문점에서 가진 기자 초청 제품설명회에서 “스파게티 토마토는 정통의 맛을 구현한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스파게티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과거 생일, 졸업식 등 기념일에나 외식으로 즐기던 짜장면을 '짜파게티'로 일상화했듯이, 스파게티 역시 아직까지 데이트 등 특별한 날 음식의 이미지를 일상적으로 즐기는 문화로 창출하겠다는 것이 농심이 '스파게티 토마토'를 내놓은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이다.

김 상무에 따르면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는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린 건면(乾麵)이란 점과 라면업계 최초로 스파게티의 주재료인 ‘듀럼밀(durum wheat)’을 원료로 사용해 독자적인 제면기법으로 스파게티 고유의 식감을 그대로 살린 것이 특징이다.

가정간편식(HMR), 간편대용식(CMR) 등 각종 간편식품이 주목 받는 요즘, 과연 농심만의 노하우로 만든 ‘스파게티 토마토’가 정체된 라면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지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 간편식 트렌드에 내민 도전장 ‘스파게티 토마토’의 탄생 배경

칼국수(한국), 우동과 소바(일본), 포(베트남), 팟타이(태국), 파스타(이탈리아) 등 전 세계에는 다양한 면 문화가 존재한다.

농심은 ‘이런 세계의 면 요리를 고객들이 어디까지 즐겨보았을까? 가정의 식탁에서, 때로는 집 앞 편의점에서 편하고 부담 없이 먹을 수는 없을까?’ 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전한다.

여기서 ‘간편성’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단순히 편하게 먹는 것을 떠나 제품을 구매하고 운송, 보관, 사용 후 폐기까지 구매경험 사이클 전반에 걸쳐 편리성이 담보돼야한 한다는 점, 그래서 원 메뉴의 적합성과 간편성을 충족시켜야한다는 점에서 '건면'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국내 건면시장은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작년 기준 1160억 정도의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전체 면시장의 5.5%를 차지한다. 면식 문화가 우리보다 발달한 일본의 건면시장은 약 1조원 규모로, 전체 면시장의 18%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건면시장의 지속 성장을 예상했다.

게다가 농심은 이미 건면사업을 육성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이 사업에 손을 대는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 부산 녹산지구에 건면 전용 공장이 있는데다 50년간 라면사업에서 축적된 스프 제조기술과 네스팅 공법, 다이아몬든 면, 발효숙성면, 중공면 등 혁신적인 제면 기술이 뒷받침됐다.

그래서 농심은 그동안 냉면이나 칼국수 등 주로 한국의 전통적인 메뉴 중심으로 운영해온 면 간편식 사업을 이번에 서양의 가장 대표적인 면 요리인 스파게티를 통해 본격 진출했다는 선언적 의미를 강하게 부여했다. 농심은 스파게티 토마토처럼 차별화된 제품이 건면시장의 확대와 함께 전체 라면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김 상무는 “건면 기술을 활용해 세계인이 즐겨먹는 다양한 면 요리를 모티브로한 제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며 “맛과 간편성을 갖춘 제품으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으며, 2020년까지 건면 매출을 지금의 2배 수준인 1,000억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심은 2007년 건면 전용 생산공장인 녹산공장 가동을 시작한 이래로 둥지냉면, 후루룩국수, 건면새우탕, 스파게티 토마토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국내 건면시장을 이끌어 왔다.

▶ 샤오미의 파괴적 혁신과 일본 리디자인 프로젝트서 얻은 교훈

농심은 간편식 파스타사업을 구상하면서 기존에 다른 사업 사례들을 통해서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일종의 벤치마킹이다.

첫 번째는 최근 중국의 샤오미로 대표되는 ‘파괴적 혁신’의 사례로, 고객의 기대 수준에 부응할 수 있는 핵심 기능에 집중하면서 가성비를 최대화하자는 목표를 갖게 했다.

또 하나는 일본의 아트디렉터인 하라켄야가 주도한 리디자인 프로젝트다. 사각형 디자인, 마리오네뜨 티백 등 획기적인 사례를 통해 ‘독창성’이 완전히 새롭고 기묘한 것만이 아닌, 기존에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것에서도 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농심은 이러한 사례들로부터 파스타의 개발 방향을 ‘컵라면처럼 즐기는 진짜 스파게티’로 정의를 내리고, 컵라면 스펙에 스파게티의 핵심요소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에 집중했다.

▶ 농심 간편식 파스타의 방향

우선, 제품의 가격대를 1020 학생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1600원으로 설정하고, 스파게티의 핵심 요소인 ‘듀럼밀 세몰리나’로 만든 진짜 스파게티면을 구현하기로 했다.

여기에 일반 스파게티 조리 시간(면 삶는 데만 10분 소요)보다 짧은 ‘5분 조리’로, 장소도 전문점이나 가정의 식탁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용기 타입을 선택했다. 이 대목에서는 단순히 전문점 파스타의 맛을 재현하기보다 농심만의 독창적인 맛으로 개발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김 종준 상무는 “파스타를 즐기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좋은 레스토랑에서 분위기와 함께 즐기는 미식으로서의 파스타와 다른 하나는 간편하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간편식 파스타가 있다"며, "이번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의 핵심은 ‘듀럼밀 세몰리나’로 만들어 그 품질을 보장할 수 있고,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다양한 면 요리를 재현해 쉽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도록한 것이 주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 특허 기술이 빛나는 ‘스파게티 토마토’...‘듀럼밀’로 만든 중공면을 네스팅 공법으로 용기에 담아내

농심이 말하는 ‘스파게티 토마토’의 핵심은 면이다. 일반 라면과 달리 실제 정통 스파게기를 만들 때 사용하는 듀럼밀을 원료로 특유의 꼬들꼬들한 식감을 그대로 담았다고 자랑한다.

듀럼밀은 밀가루 중에 가장 단단하면서 입자가 굵기 때문에 면이 익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간 라면업계가 듀럼밀로 스파게티를 만들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로서, 면의 복원력과 대량생산 등의 문제도 있지만, 정교한 제면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농심은 튜브나 빨대처럼 면 가운데 얇은 구멍을 뚫는 중공면(中空麵) 제조 기술로 스파게티면을 만들어냈다. 면은 중앙에 난 구멍으로 인해 표면적이 1.5배 이상 넓어지고, 구멍 사이로 뜨거운 물이 스며들어 빨리 익는다. 또한, 국물이나 소스도 잘 스며들어 맛이 한층 좋아진다. 이러한 중공면 제조 기술은 지난 2010년 농심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는 특허 기술이다.

길쭉한 스파게티면을 용기에 담는 기술은 농심이 2008년 둥지냉면을 출시하며 처음 개발한 ‘네스팅(Nesting) 공법’이 적용됐다. 네스팅 공법이란, 뽑아져 나온 면을 뜨거운 바람이 새 둥지 모양으로 돌려서 말리는 농심의 독자적인 기술이다. 네스팅 공법 덕분에 스파게티 토마토, 둥지냉면 등의 1인식 건면제품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소스는 가장 대중적인 토마토소스를 선택했다. 농심은 원재료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는 스프 제조기술을 활용해 토마토 분말스프를 만들고, 올리브 풍미유를 넣어 프라이팬에서 갓 조리한 스파게티의 맛과 향까지 그대로 살렸다고 전했다.

한편, 스파게티는 길이나 모양, 형태에 따라 딸리아뗄레, 펜네, 푸실리 등 수많은 종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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