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수출지향형 식품단지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탐방] 수출지향형 식품단지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김현옥 기자
  • 승인 2018.07.06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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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개사 45만㎡ 분양률 36.5% ... 올해 75개사 추가 분위기 활성화 계획
더본죽 핀컴퍼니 CNC레그비 등 14개사 준공 완료하고 공장 가동 돌입
입주기업들 포장 개선 지원받아 파손율 저감 및 해외 수출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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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진 이사장 "규제완화 위한 특별법 제정 및 2차사업 위해 정부와 협의"

세계적인 농업수출국 네덜란드에 푸드밸리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가 있다.

농식품 기업의 90% 이상이 중소 기업이고, 대기업 상위 25개중 8개가 농식품 기업일 정도로 네덜란드가 미국 스페인 등과 함께 농업 수출강국으로서 위세를 떨칠 수 있는 힘은 바로 이 푸드밸리에서 비롯된다. 네덜란드 푸드밸리는 '식품산업의 발전'을 공동 목표로 정하고 농업관련 연구 및 교육기관, 글로벌 식품기업 및 R&D센터, 지방 정부 등이 힘을 합해 자생적으로 발전해왔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네덜란드의 푸드벨리를 벤치마킹해 나라 차원에서 만든 것이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다. 그래서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민간이 움직이는 네덜란드의 푸드밸리보다 국가가 끌고 가는 우리의 식품클러스터가 더 힘있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자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5억인구를 가진 동북아 시장의 중심에 위치해 있어 농식품 분야 기술 혁신과 해외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 2019년 7.3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 식품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지향하는 가치는 △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농어업 성장 및 소득 증대다. ‘글로벌 식품시장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즉, 단순한 가공 위주의 식품산업을 고부가 R&D로, 개별기업에서 네트워크로, 내수를 벗어나 수출중심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그 일을 바로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 해결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지역의 농산물 사용 확대 및 기능성식품 개발 등으로 국산 농산물의 판로 확대를 통한 농업인의 소득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또 식품의 고부가 가치화를 통해 식품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농식품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아니라 2만여명의 생산·전문·고급 인력이 필요해지고, 물류·교통 등 인프라 확충과 서비스산업 활성화로 지역경제를 살리고, 특히,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식품테마파크가 조성되면 지역축제와 연계해 6차 산업화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식품기업과 관련 기관의 기술 및 비즈니스, 정보교류 등 상시 혁신 지원 체계를 갖추고 수출지향형 국부를 창출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 여의도의 4/5 크기에 해당하는 232만㎡(70만평) 규모로 조성된 국가식품클러스터는 14개사는 이미 준공을 완료하고 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또한 현재 19개기업이 생산시설을 착공한 상태다.

◇윤태진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이사장이 분양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3월 부임한 윤태진 국가식품클러스터지원센터 이사장은 최근 농식품부 출입기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현재 외국기업 1개사를 포함해 하림, 더본죽, GS리테일 등 총 56개사 44만5500㎡가 분양돼 36.5%의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 75개사 분양 목표로 투자 분위기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전주혁신도시에서 20분, 익산역에서 막히는 것을 감안해 25분, 방파제 옆 새만금에서 50분, 광명역에서 익산까지 1시간, 익산 IC에서 2~3분 거리로 접근성이 뛰어난 곳에 위치해 있다”며 “지난해 말 도로망 등의 기본 인프라와 폐수처리장 등의 기반 시설을 5년여 공사 끝에 완성했으며, 주변 상업지구는 100% 분양돼 단위 면적당 땅값이 크게 올랐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 김덕호 식품산업정책관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농식품부 김덕호 식품산업정책관은 “식품산업을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식품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입주하면 무엇보다 정부가 주도하는 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가장 크다. 지원센터는 기능성평가, 품질안전, 식품패키징 분야로 나뉘어 제품 개발에서부터 검사․분석, 포장에 이르는 기술과 비즈니스를 연계한 원스톱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식품기능성평가지원센터는 연면적 3,313m², 지상 3층 규모로, 건강기능식품 R&D에 필요한 200여종의 장비 및 인프라 시설을 보유하고 제조공정 및 원료 표준화 연구, 효능평가 연구, 안전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식품품질안전센터는 식품의 기호적 품질특성 및 안전성 분석을 통해 기업의 고부가가치 제품개발 및 실용화 기술을 지원한다. 전자코, 전자혀, 전자눈 등 식품 안전을 위한 법률지정 검사부터 방사선 조사, GMO, 노로바이러스, 다이옥신 등 특수검사용 장비와 기호적 품질 분석을 위한 특화 장비를 보유하고 고부가 제품 개발을 위한 맛, 향 등 기호적 품질관리 분석을 지원한다.

 

식품패키징센터는 상품기획에서부터 패키징 설계, 포장재료 성능 및 안전성 평가, 디자인(구조&그래픽) 지원 외에도 저장유통 안정성평가, 교육ㆍ컨설팅 등 식품기업이 필요로 하는 TFPS(Total Food Packaging Solution) 서비스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지원센터는 건강기능식품 시생산 지원 및 상품화를 위해 기업 맞춤형 생산지원 설비 보유한 파일럿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상 1층 연면적 3,628㎡ 규모에 범용라인(일반가공식품)과 특화라인(건강기능식품 GMP)으로 구성됐으며, 70여종의 장비를 구축했다.

이외에도 임대형 공장인 식품벤처센터를 통해 소규모 업체의 시제품 생산과 벤처창업을 돕고 있다. 식품벤처센터는 이미 40개사가 입주계약을 마쳤으며, '청년식품창업Lab' 운영으로 아이디어 및 창업구상 단계의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센터는 이를 위해 현재 49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올해 국가클러스터 210억원, 소스산업화센터 5억원 등 총 215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기업 지원의 결과물도 나오고 있다.

세계 각국의 원두를 수입 유통하는 CNC레그비(대표 안진영)의 경우 국가식품클러스터 첫 착공기업으로, 지원센터로부터 유통에 적합한 커피 원두 포장을 지원받았다. 그 결과 제품에 국가식품클러스터 CI 로고를 삽입함으로써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식품과 6차산업화의 연계를 위해 클러스터 안에 전세계 커피를 한 데 모은 커피전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안진영 대표는 “해외로부터 수입한 커피 원두를 이용해 국가식품클러스터에서 가공품을 생산, 국내 판매는 물론 역수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테빵'으로 불리는 바움쿠헨 케이크

'나이테빵'으로 불리는 바움쿠헨 케이크를 생산하는 핀컴퍼니(대표 신주연)는 케이크의 모양을 유지할 수 있는 트레이 개선을 지원받아 제품의 파손율을 현저히 줄였다. 그 결과 독일에서 시작했지만 일본에 꽃을 피운 것으로 알려진 바움쿠헨의 본고장 일본으로 제품을 손실률 없이 수출하고 있다.

고양 스타필드와 분당 SK하이닉스, 덕평휴게소 등지에서 디저트 프렌차이즈 ‘더 바움(The BAUM)’을 운영하는 핀브래드의 계열회사인 핀컴퍼니는 현재 GS25, 스타벅스 등에 바움쿠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개선된 바움쿠헨의 포장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미래패키징 신기술 정부포상인 ‘Korea Star Awards 2018’을 수상하기도 했다.

◇ 핀컴퍼니 회사 전경과 신주연 대표

또한 더본죽은 지원센터로부터 공장 준공 전 개발실, 관능평가 컨설팅, R&D인력을 지원받아 ‘순수본’ 상표의 특수 이유식 3 단계 제품 50여종을 개발했다. 이 회사는 조만간 제품을 출시할 예정인 이 회사는 2025년까지 1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윤태진 이사장은 “식품산업을 우리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더 확대돼야 한다”면서 “조세감면, 분양가 인하, 특구 지정 등 차별화된 인센티브 지급과 규제 완화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분양촉진 대책을 마련해 사람과 식품, 문화, 기술이 융합하는 명품 산업단지로 탈바꿈하기 위한 2단계 조성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정부와 적극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현재 농식품부 50%, 전북도 15%, 익산시 35%로 되어 있는 예산을 국비 100%로 전환해 전국 70여개 지역클러스터를 지원 양성시키는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는 일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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