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대체식품에 '우유' '고기' 등 용어 표기 말아야...축산업에 부정적 영향"
[이슈] "대체식품에 '우유' '고기' 등 용어 표기 말아야...축산업에 부정적 영향"
  • 강영우 기자
  • 승인 2021.10.15 0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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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 '축산물바로알기' 토론회서 주장
소비자공익네트워크(회장 김연화)는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정부, 산업계, 학계, 소비자 등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고기대체식품 바로알기' 토론회를 개최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회장 김연화)는 지난 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정부, 산업계, 학계, 소비자 등 각계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고기대체식품 바로알기' 토론회를 개최했다.

식물성 단백질 식품과 배양육 제품의 개발이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 축산업계는 전통 축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산업 자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배양육은 선택이 아닌 미래 필수식량이므로 적극 개발해 지속가능한 미래축산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전 세계적으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는 대체육 산업의 육성 발전을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서 향후 축산관련 산업의 급격한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한국식품정보신문-푸드아이콘은 지난 7일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소비자 1000명으로 대상으로 고기대체식품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산업계, 학계, 소비자 전문가들을 초청한 가운데 '고기 대체식품 바로알기 토론회'를 개최해 큰 관심을 불러 모은 내용 중 각계의 입장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주>

“축산물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축산물밖에 없습니다“

최근 곡물을 원료로 한 음료 제품으로 우유를 대신하고,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하거나 세포 배양을 통해 가축을 사육하지 않고도 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축산관련 단체들이 낙농을 포함한 축산업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이승호 회장은 지난 5일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주최한 '고기대체식품 바로알기' 토론회에서 우유가 전혀 사용되지 않았을뿐더러 우유와 영양성분이 크게 다른 곡물 원료 음료 제품에 ‘식물성 우유’로, 대체단백질 식품에 ‘대체육’으로 표기하는 것과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한 배양육 개발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회장은 축산관련단체협의회 산하 낙농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한 ‘2020년 우유․유제품 소비행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의 절반 이상(53.8%)이 두유나 아몬드음료 등 우유대체음료의 영양성분이 우유와 비슷하거나 같다고 잘못 인식하고 있다“며 ”우유 성분이 함유되지 않은 이른바 ‘가짜 우유’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식품안전성과 영양학적 관점에서 우유 대체식품과 대체육은 축산물에 비해 우수한 먹거리라고 볼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축산업계는 콩이나 귀리, 아몬드 등 곡물 원료 음료제품에
'우유' 표기를 못하도록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위 ‘합성 우유’라고도 불리는 우유 대체 음료의 경우 효모에 의한 발효공정으로 유단백질을 합성하고 유당과 유지방 생산이 불가능한 탓에 식물성 당과 지방을 첨가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우유와 맛의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고, 칼슘이나 단백질 함량이 낮을 뿐 아니라 체내흡수율도 낮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또 미국 듀크대 연구진이 식물성 대체육의 영양성분을 조사 분석한 결과 가축사육을 통한 고기와 대체육 간 대사물질 함량이 90% 이상(190개 중 171개) 차이를 보인 점을 들어 대체육이 영양학적으로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배양육은 생산과정에서 과도한 항생제와 고기맛 구현을 위한 식품첨가물이 투입되기 때문에 식품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으며, 우유대체 음료 역시 유단백질 합성을 위해 효모에 젖소의 DNA를 삽입하는 GM(유전자변형) 기술이 적용되어 윤리성 면에서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회장은 그럼에도 정부는 농림식품과학기술 육성 종합계획 등을 통해 배양육 등 대체육 기술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축산업 기반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항변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양육 대량 생산을 위한 개발사업 주관기관으로 영남대학교를 선정하고 2025년까지 14억의 예산을 투입해 인공 소고기 배양육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배양육 연구개발을 위해 2018년 3억원에서 지난해에는 이보다 5배나 많은 15억 원을 투입했다.

이 회장은 배양육을 포함한 대체육 제품 생산에 있어서 무엇보다 동물복지에 역행하는 비윤리적 공정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우려했다. 현재 말이나 소의 태아 혈청을 배양액으로 활용 중인데, 임신한 소를 도축해서 태아로부터 뽑아내는 혈청 생산 방식은 강제 임신과 도축 등 지속적인 동물 희생을 유발하는 것이어서 동물복지와 모순적 구조라고 비판했다. 약 100g의 배양육을 만들기 위해서는 1만 개의 육류 근육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양육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매우 낮은 것도 그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실제로 일본식육소비종합센터가 2019년 일본 소비자 1,8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13%만이 배양육을 구매하겠다고 응답했으며,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올해 국내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0% 정도가 대체식품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과 약품에 대해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은 미국 EU 등 선진국에서는 대체식품에 ‘고기’ ‘우유’ 등의 표현을 금지하는 추세임을 들어 우리나라도 축산용오의 오용을 방지하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정비를 서둘러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한편, 미국은 전통 축산방식으로 생산한 육류만 ‘고기’ 명칭을 사용하도록 하는 육류광고법이 시행되고 있다. 배양육 라벨지에 ‘meat’ 표기를 금지하는 법안이 25개 주에서 제출된 상태이며, 미시시피, 오클라호마, 알칸사스, 미주리, 몬타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다코다, 사우스 다코다, 텍사스주에서는 통과됐다.

EU에서도 채식식품 등에 ‘스테이크’, ‘소시지’, ‘버거’ 등의 표현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며, 최근 IDF(국제낙농연맹 ’20.11.18), EU의회(’20.10), 미국 FDA(식품의약국 ’18)에서 식물기반 유사 유제품에 낙농 용어 사용을 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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