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구칼럼] ESG 성공 척도: 제품 서비스 혁신과 브랜드 영향력 확대
[전민구칼럼] ESG 성공 척도: 제품 서비스 혁신과 브랜드 영향력 확대
  • 전민구 이사
  • 승인 2021.09.0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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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여정 출발점은 분명한 목적·투명하고 완전한 거버넌스·운영공급망 관리의 지속적 개선
환경사회 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삶 위한 혁신적 제품 서비스 개발 보급은 중요한 전환점
이슈해결 위한 사회규범·산업 시스템 개선·지속가능한 변화 위한 브랜드 영향력 확대가 최종 지향점

앞선 칼럼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BTR의 5대 핵심 분야는 실행의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논리적 전개를 위해서 이번 칼럼은 ‘목적→거버넌스→운영·공급망→제품서비스→브랜드 영향력’의 순으로 설명을 이어간다. 

이전 칼럼에서는 ‘목적→거버넌스→운영·공급망’에 대해 다루었고 기억을 상기하기 위해 이를 먼저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재무적 수익 달성의 목적을 넘어서는 사업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고 핵심 사업과 통합해야 한다. 2) 모든 최고경영진의 이해와 참여, 솔선수범의 리더십과 임직원의 적극적 실행 지원을 담보할 수 있는 명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 수립은 긴 여정의 첫 걸음이다. 3) 회사는 이러한 공고한 ESG 추진의 기초를 바탕으로 자사 사업 운영과 공급망 관리에서 환경, 사회적 리스크와 기회를 파악하고 지속적 성과의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이 3단계까지가 ESG 추진을 위한 가장 기초적이지만 전체 여정의 필수적 준비 과정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글로벌 기업의 추진 현황과 벤치마킹해 보면 아직 많은 국내 기업들은 ‘목적’ 정의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성숙도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거버넌스와 운영·공급망 관리 분야에서는 오랜 기간의 노력과 지속가능경영 추진의 성과에 의해 글로벌 기업의 평균적 수준에 속하거나 때론 조금은 더 나은 성숙도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ESG 추진에 있어서 기업은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자사의 고유 가치, 자산과 역량을 파악하고, 관련 제품과 서비스 혁신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지속가능한 삶의 실천을 지원한다는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아울러, BtoC 기업은 물론, 공급망에 속한 BtoB 기업도 환경과 사회 문제에 걱정과 관심이 높아지는 소비자 시장의 트렌드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소비자의 행동 변화와 지속가능한 삶의 실천을 더 가속화할 수 있도록 브랜드의 영향력은 더 확대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에서 경쟁 우위와 소비자 로열티를 선제적으로 확보해야만 한다.

이번 칼럼은 이러한 지속가능한 소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브랜드의 핵심 역량에 대해 다룬다. 이는 향후 우리 기업이 가장 집중하고 궁극적 ESG 경영의 성공 척도로 삼아야 할 BTR의 마지막 두가지 분야이기도 하다. 이들 분야에서는 아직 한국 기업이 글로벌 브랜드의 성과에 비해 다소 뒤쳐져 있긴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가진 적극적 투자와 고유의 혁신의 역량을 발휘한다면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빠르고 급속한 성과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분야들이기도 하다.

● 지속가능한 소비문화 지원하는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Product & Service)

지속가능한 소비자 시장을 여는 열쇠인 ‘제품과 서비스’ 분야에서는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기 원하는 소비자 의도의 실천을 지원하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기업이 개발, 보급하는지 평가한다.

지난 2회차 칼럼의 글로브스캔 연구조사를 통해 소개한 바와 같이 지속가능한 삶으로 변화를 원하는 전세계 소비자는 47~61%에 달하는데 반해 실제로 환경과 사회적 이슈 해결에 도움이 되는 제품 및 서비스 구매 등을 통해 이를 실천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평균 24~31% 정도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지속가능성 이슈 해결을 선도하는 브랜드를 특정하지도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 삶에 대한 소비자의 의도와 실제 소비 행동을 연결해 주는 기업과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하고 더 저렴하게 더 빨리 보급하는 것은 글로벌 기업 모두의 시급한 도전과제이자 아직 많은 기회가 남아 있는 영역인 것이다.

BTR의 총 120개의 질문 항목 중 ‘제품 및 서비스’ 영역에는 총 23개 평가 질의들이 배정되어 있으며 제품과 서비스가 미치는 환경과 사회적 영향을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한 LCA, 전과정 평가 접근을 강조한다.

궁극적으로는 제품 서비스 제공과 사용, 폐기 과정에서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없애는 것을 넘어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하는 ‘넷 포지티브(Net-Positive)’ 실현을 그 지향점으로 설정하고 있다.

제품 및 서비스 분야에서 각 단계별 발전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핵심 질문을 발췌해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제품/서비스가 미치는 업스트림 및/또는 다운스트림의 중요 환경 영향을 파악하고 있습니까?
▶ 제품/서비스 개발 과정에 LCA(전과정평가) 설계 원칙이 반영됩니까?
▶ 지난 3년간 제품/서비스의 환경 또는 사회적 영향의 원단위(per-unit) 감축이 달성 되었습니까?
▶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우수한 지속가능성 성과 달성을 위해, 기존 제품/서비스를 재설계하고 있거나, 향후 해당 계획이 있습니까?
▶ 산업 시스템 전반의 혁신을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향한 다양한 산업간 협력을 주도하는 노력과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습니까?

BTR에 정의된 제품 및 서비스 분야 5 단계 발전 과정의 주요 특징은 아래와 같다.

제품과 서비스 혁신을 통해 지속가능한 소비자의 실천을 돕고 새로운 소비 시장을 창출하며 성장하고 있는 기업의 사례는 다양하게 찾아볼 수 있다. (출처: SB Brands for Good)

뉴질랜드 축구 선수가 설립한 올버즈(Allbirds)는 그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에 달한다. 2016년 설립 이후 100만 켤레 이상을 판매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B-Corp 인증 회사인 올버즈의 제품은 뉴질랜드의 양모와 사탕수수, 폐페트병 같은 천연재료와 재활용 원료만을 사용해 생산된다.

2018년 3월 올버즈는 유칼립투스 나무 섬유로 만든 신발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2020년에는 지속가능한 소재로 만든 첫 번째 의류 라인도 출시했다.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350여 협력회사를 통해 친환경 제품을 생산 중인 올버즈는 제조와 판매 기능을 합해 가격을 낮추는 소비자 직접 판매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맥주회사인 칼스버그는 새롭게 개발한 맥주캔 포장재인 Snap Pack을 출시했다. 이 포장재 혁신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1,200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일 수 있으며 그간 포장지가 불러 일으킨 해양 생태계 영향도 줄일 수 있게 된다. 칼스버그의 이 혁신적 맥주캔 포장은 기존 패키징 대비 76% 플라스틱 저감을 달성하는 것을 알려져 있다.

렌트 런웨이(Rent Runway)사는 사용자가 디자이너 의류 및 액세서리를 대여, 구독 또는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한다. 2009년 11월 설립된 렌트 런웨이는 전통적 쇼핑 방식 대신 가입자에게 4개 디자이너 제품을 월 $159의 비용으로 무제한 대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회사는 2018년 기준 시간당 2,000벌의 의류를 처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드라이 클리닝 시설을 보유해 서비스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지속가능한 삶의 실천을 원하고 불필요한 의류 소비를 줄이기 원하는 소비자에 어필하고 있는 이 회사는 2019년 3월, 10억 달러의 유니콘 수준으로 가치가 성장했다.

골드만 삭스는 2018년 여성이 설립하거나 소유한 회사에 5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골드만 삭스의 고객이 해당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여성 기업가들이 이를 통해 펀드 운영을 위한 초기 자본을 조달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지속가능한 경제를 향한 시스템 전반의 혁신과 협력을 촉진하는 리더십이라는 관점에서 루프(Loop)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빼 놓을 수 없다. 루프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수집, 세척, 리필 및 재사용이 가능한 브랜드별 내구성이 강한 용기와 포장 제품을 구입해 용기를 혁신적 물류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으로 사용, 반납, 재사용할 수 있는데 해당 서비스는 하겐다즈(Haagen-Dazs), 다농(Danone), 네슬레(Nestle)P&G 등 다양한 소비재 브랜드의 참여와 협업을 통해 실현 가능했다.

● 지속가능한 브랜드 영향력(Brand Influence) 확대

BTR의 마지막 핵심 분야는 ‘브랜드 영향력’ 부문이다. 여기에선 브랜드가 리더십을 발휘하여 환경, 사회 이슈와 시스템 전반의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달성에 기여하는지를 평가한다.

총 120개 질문 항목 중 마찬가지로 24개 평가 질의가 할당되어 있는 브랜드 영향력 부문의 단계별 발전의 특성을 알 수 있는 핵심 질문은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 지속가능성 가치가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고려됩니까?
▶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지속가능성 가치가 최우선 순위이며, 마케팅 및 PR 브리프에서 관련 내용을 정기적으로 다루고 있습니까?
▶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브랜드 리스크와 기회를 식별하고 있으며, 이를 비즈니스 전략과 연결하고 있습니까?
▶ 지속가능성 가치가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최우선 순위 중 하나로, 항상 마케팅 및 PR 브리프에 반영됩니까?
▶ 브랜드 영향력을 활용해 산업 전반에서 지속가능성에 대한 중대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규모의 대외 협업에 참여하고 있습니까?

브랜드 영향력 분야에 대해 BTR에서 정의한 5단계 발전 과정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나이키가 미국 흑인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의 상징이 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 콜린 캐퍼닉 선수와 함께한 광고는 사회 문제에 대한 나이키의 공식 입장을 표명하고 그 선한 영향력의 보여주는 매우 대담한 사례였다. 이 광고로 나이키는 17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얻게 했고 온라인 판매는 32% 증가했는데 이는 업계 평균보다 6.4% 높은 성장률이다.

파타고니아는 2018년 가을, 공공 토지와 수자원 보호를 위해 출마한 두 명의 미 상원의원 후보를 지지하게 된다. 파타고니아는 웹사이트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는 물론이고 고객 이메일을 통해서도 이러한 회사의 지지 입장을 알렸는데, 이러한 공개적 입장 표명은 브랜드가 사회의 지속가능한 규범을 만드는 공공 정책에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케아는 요르단 난민시설의 여성과 난민들을 고용해, 전 세계 IKEA 매장에서 판매되는 손으로 짠 러그, 직물 등의 제품을 생산했다. 이는 전 세계적 난민 문제 해결에 미칠 수 있는 브랜드의 영향이 어떤 방식이 될 수 있는지 관련 논의를 불러 일으킨 사례라 할 수 있겠다.

에어비앤비는 Open Homes 플랫폼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재난 구호, 의료 시설, 난민 숙소 등으로 집을 무료로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브랜드가 이미 갖고 있는 고유의 자산과 가치가 사회문제 해결에 어떤 긍정적 영향력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증명한 사례이다.

리바이스는 2021년까지 Levi's® 청바지 생산 공정에서 물을 최대 96%까지 절약할 수 있는Waterless™ 기술을 개발, 2020년 초까지 약 30억 리터의 물을 절약했고, 2021년까지 생산되는 청바지의 80%가 물 절약 공정으로 생산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리바이스는 2010년부터 Edelman, Goodwill과 협력해 소비자의 에너지와 물 그리고 청바지 재활용을 권장하는 Water<Less 캠페인을 진행하며 소비자들도 물을 절약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SB는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 기여하기 위해 기업과 브랜드 내부적으로 ESG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자가평가 및 벤치마킹 체계인 Brand Transformation Roadmap을 개발해 멤버 기업이 활용하도록 하는 한편, 외부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삶을 원하는 전세계 소비자의 행동변화 트렌드를 조사하고 브랜드들이 이러한 문화 변화를 가속화해 지속가능한 소비자 시장을 확대하는 Brands for Good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Brands for Good 프로젝트는 1차와 2차 칼럼 참조)

기업의 내부와 외부 모든 관점에서 ESG와 핵심 비즈니스를 통합하기 위해 글로벌 브랜드들과 끊임없이 논의하고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위한 협업을 도모하며, 브랜드의 선한 영향력을 키워 지속가능한 소비 시장을 확대, 그 결실을 다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SB 브랜드 커뮤니티 여정의 지향점이다.

전민구 이사 SB Korea (sustainablebrands.kr)
지속가능한 브랜드의 커뮤니티인 Sustainable Brands(sustainablebrands.com)의 한국 챕터를 총괄하고 있는 래티튜드의 전민구 이사는 15년 이상 지속가능성 분야에서 국내외 유수 기업에 대한 자문, 평가와 검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LG그룹 CSR(기업사회책임) 전략과 그룹사 평가지표 개발, 실행의 PM 역할을 비롯해 국내외 기업의 평가와 벤치마킹, Fortune 100대 및 국내 유수 기업 CSR 평가순위 발표, NIKE P2P Audit (HSE 및 노동인권 심사) 및 SA 8000 심사를 수행했다.전민구 이사는 LG, 삼성, 현대, SK텔레콤, KT 및 한국타이어 등 국내 유수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 및 분쟁광물 등 비재무 보고서 검증 PM과 AA1000 지속가능성 검증 심사원 국제 강사 자격 등 폭 넓은 지속가능성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뉴질랜드 캔터배리대학에서 레질리언스를 전공하며 코로나와 자연재해 등의 재난 상황에서 이해관계자와 조직이 신뢰를 유지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경영 시스템적 접근에 대한 마스터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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