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46살 농심 '꿀꽈배기' 인기 비결은 '국산 아카시아꿀'
[시선집중] 46살 농심 '꿀꽈배기' 인기 비결은 '국산 아카시아꿀'
  • 김주은 기자
  • 승인 2018.05.28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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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단 맛 과자...설탕과 달리 은은하고 부드러워
연간 300억 원 매출에 누적 판매량 30억 개 돌파
스낵업계 최대 수준 꿀 사용...양봉업계 판로개척 상생

단 맛 스낵의 원조인 농심 꿀꽈배기가 올해로 출시 46년째를 맞는다.

농심은 1972년 9월 ‘꽈배기’라는 이름으로 과자를 출시했다가 달콤한 스낵임을 강조하기 위해 1979년 이름에  ‘꿀’ 자를 붙였다. 스낵의 원조 새우깡 출시 이듬해 나온 꿀꽈배기는 당시 시장에서 볼 수 없던 단 맛 과자로서 감미(甘味)스낵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농심은 연구개발 과정에서 꿀꽈배기의 단 맛을 담당할 핵심 원료를 출시 직전까지 고민했다. 제과제빵에 흔히 쓰이는 설탕과 차별화되는 원료를 찾다보니 설탕보다 가격은 비싸도 맛과 영양 면에서 월등한 벌꿀이 제격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전국의 꿀 생산지를 돌며 주요 양봉시설 조사에 나선 농심은 제품과 잘 어울리고 생산량도 가장 많은 ‘아카시아꿀’을 쓰기로 최종 결정하고 생산에 들어갔다.

꿀꽈배기는 출시 이듬해 약 500만 개 이상 판매되며 당시 인기를 떨치던 새우깡과 함께 국내 스낵시장의 태동기를 열게 됐다. 스낵이 짭조름하고 고소해야 물리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트리며 현재까지 스낵시장 베스트셀러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금도 별도의 광고 없이 연간 300억 원 이상 꾸준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제품 종류도 꿀꽈배기, 땅콩꽈배기, 꿀꽈배기더블스윗 등 3종으로 늘어나서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급변하는 소비자 입맛에 제품의 수명도 극히 짧아진 요즘 꿀꽈배기의 반세기 가까운 롱런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며 “더 좋은 원료와 연구개발로 소비자 눈높이에 부응하는 브랜드 마케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꿀꽈배기의 46년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30억 개를 돌파했다. 국내 스낵시장에서 누적판매량 30억 개를 넘어선 브랜드는 농심 새우깡(80억 개)과 꿀꽈배기를 비롯해 몇 종류 되지 않는다.

농심은 꿀꽈배기의 오랜 인기의 비결을 제품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원재료 '꿀'에 돌린다. 향이 은은하고 그 맛이 부드러운 국산 아카시아꿀은 실제 꿀꽈배기 1봉지(90g)에 약 3g이 들어간다. 이는 꿀벌 1마리가 약 70회에 걸쳐 모은 양과 같다.

매년 170여 톤의 아카시아꿀이 꿀꽈배기에 이용되며 46년간 누적 구매량으로 계산하면 약 8천 톤에 달한다. 농심이 그간 구매한 꿀은 스낵업계 최대 수준으로 국내 연간 아카시아꿀 생산량의 25%에 해당한다.

농심 관계자는 “개발 당시 인공사양꿀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의 맛과 품질을 위해 천연 벌꿀을 사용했다”며 “이 같은 결정이 현재 꿀꽈배기가 다른 스낵들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농심의 국산 꿀 구매는 양봉업계의 판로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달콤한 상생으로도 불리고 있다. 농심은 주기적으로 전국 벌꿀 생산지를 돌며 산지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7~8월경에 공급업체와 연간 계약을 맺는다.

김용래 한국양봉농협 조합장은 “국내 아카시아꿀의 30% 정도가 기업과 마트를 통해 판매되는데 이를 더욱 확대해나가는 것이 장기적인 비즈니스 목표”라며 “농심과 같이 기업에서 국산 꿀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일이 늘어나면 결국 3만 여 양봉농가들의 안정적인 판로확대와 소득증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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